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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근세
작성일 2017-12-29 (금) 11:13
ㆍ추천: 0  ㆍ조회: 64      
IP: 121.xxx.71
고마워요, 그대!
편안하신지요?
아주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유근세 님과 함께 사는 앙성댁 강분석입니다.
문득 생각나는 일이 있어 들어왔습니다.  

2006년 겨울, 남편과 나는 히말라야의 피상피크 등반을 위해 네팔로 떠났습니다.
하이캠프에 이르기까지 10일 남짓 걸린 캐러번은 네팔 친구들과 함께 했지만, 하이캠프에서부터는 우리 부부와
클라이밍 셰르파인 푸르바가 전부인, 아주 단촐한 팀이었지요.  
12월 2일, 우리는 새벽 4시에 하이캠프를 출발했습니다.
푸르바는 10시간이면 끝난다고 했는데, 초반부터 눈이 많이 쌓인 구간이 이어져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안자일렌으로 걷는 구간이 끝나자 로프를 걸어야 하는 바윗길이 이어졌습니다.
오후 2시, 정상을 100여 미터 남겨둔 곳에서 나는 등반을 포기했습니다.
등반이 느린 나 때문에 두 사람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고, 하산 시간도 고려해야 했지요.
같이 갈 것을 권유하던 남편은 피켈로 얼음을 찍어 내가 앉을 자리를 마련하고 피켈을 단단하게 박아
내 안전밸트의 확보줄에 연결했습니다.

6천 미터의 가파른 설산, 얼음 같은 눈 위에 엉덩이만 겨우 걸치고 않아 나는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한 시간이면 온다던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온몸은 얼어가는데 정상에서 돌과 눈덩이가 끊임없이 굴러 떨어졌습니다.
맞은편 안나푸르나 2봉에서는 크고 작은 눈사태가 계속 지나갔습니다.
피상피크 정상에서 무섭게 큰 규모로 눈덩이들이 떨어져 내리자 모두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두려움에 머리끝이 섰습니다.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시간이 지나자 별의별 생각이
한꺼번에 떠오르면서 토할 것 같은 어지럼증이 몰려왔습니다.
눈 덮인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며 꺽꺽 헛구역질을 하며 나는 그것이 꿈인지 실제인지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지옥 같은 시간이 흐르고,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4시간 반만이었습니다.
그날 산을 내려오면서 우리는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로프 하강하던 남편이 언 바위에 미끄러져 추락하는 바람에 랜턴과 피켈을 잃어버리는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중간지점에 우모복을 데포하여 옷조차 부실한 남편은 정신이 나간 얼굴로 “추~워”를 연발했습니다.
그날은 정말 다행히도 보름날이었습니다.
보름달이 없었다면, 우리는 날이 밝아지기를 기다리다가 얼어 죽었거나 어둠 속에서 하산을 재촉하다
추락사했을지도 모릅니다.
죽음은 도처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죽음에 쫓겨, 또는 죽음을 피해 하이캠프에 도착한 시각이 5시, 25시간에 걸친
등반이 끝났습니다.

그날, 내게 얼음 같은 눈 위에 앉아있었던 시간보다 더 힘들었던 것이 추락 이후 넋이 나간 듯한 남편과 함께 걷던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돌아가지 못한다면, 하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곤 했습니다.

며칠 전 그날. 원주의 병원에서 돌아온 남편은 히말라야에서의 그날처럼 정신이 나가 있었습니다.
그런 남편을 보며 나는 끈으로 이어진 이를 사고로 잃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대, 살아있어 주어 정말 고마워요.
모두들 살아있어 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이름아이콘 彬彬
2017-12-29 11:32
근세형이 많이 놀랬을것 같습니다.
산에 다닌다는 그 자체가 늘 위험이 내재되어 있고 사고가 있게 마련 이겠으나  우리는 그 사고와 위험에 준비하고 대비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 됩니다.
고맙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두분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세요.
 
이름아이콘 샤오린
2017-12-29 18:19
나는 끈으로 이어진 이를 사고로 잃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항상 저희도 같은 생각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형수님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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